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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백설기24 2026. 2. 16. 07:39

아침부터 런너에게 찾아온 설화. 런너는 갑자기 찾아온 설화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설화가 사정설명을 했다. 오늘 화이트데이니까~ 하랑에게 이쁘게 보이고 싶은데 자신을 꾸며달라고 말이다.

"화이트데이인데 왜 이쁘게 보이고 싶어?"

런너의 질문에 설화는 개구지게 웃으며 말했다.

"이벤트 해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나중에 런너님이 힘들때 도움이 되어드릴테니까요."

설화의 제안에 런너는 고민하다가 재미있겠다면서 설화의 손을 잡고서 데려갔다.
런너의 팜에 초대받았다. 설화는 들어가도 되냐고 했지만 런너는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설화가 런너의 마이룸에 들어가니 패션잡지도 있고 화장품이 놓인 화장대에, 옷장도 커서 조금 두근두근한 설렘을 느꼈다. 어떤 여자가 이뻐지는 것을 싫어하겠어요? 설화는 긴장 반, 설렘반으로 화장대 의자에 앉았다. 런너는 설화의 머리를 만져보더니 말을 이었다.

"똥머리는 어려울 것 같고, 웨이브 넣은 반머리 해줄게."

설화는 좋다고 말했고 런너가 고데기로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넣는 것을 봤다. 숱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다. 설화는 지루했으나 런너는 힘들테니까. 얌전히 기다렸다. 런너는 설화의 머리를 반머리로 묶어주고 얼굴도 간단하게 화장을 했다. 설화에게 맞을 만한 사이즈의 치마를 찾아서 보여줬다.

"이거 어때? 이거 입으면 귀여울 것 같아."
"너무 소녀같은 옷 아녜요? 별론데요..."
"꾸며 달라며? 머리나 얼굴은 꾸며놓고 옷은 이상하게 입고 가게?"
"윽... 알겠다고! 입으면 되잖아."

설화는 런너를 못 이겨서 옷을 갈아입었다. 완성된 모습을 거울로 비춰봤다. 뽀얀피부에 붉은 입술. 붉은 리본으로 머리를 질끈 묶어서 묶인 반머리가 하늘거렸다. 하트모양 붉은색 핀과 청록색의 핀을 앞머리에 꽂고서 목에는 붉은 스카프를 해 포인트를 주었다. 주황빛 도는 베이지셔츠에 청록색 치마가 있는 로리타느낌의 동화풍 짧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다리에는 흰 오버니삭스를 신어서 허벅지까지 올라왔다. 마치 동화 속 앨리스가 된 듯한 모습에 수줍어서 얼굴을 붉혔다. 오른팔의 흉터가 다 드러나서 민망하기도 했다. 왼손으로 팔을 가리고 나오는데 런너가 설화의 양 손을 꼭 잡고서 말해주었다. 너무 잘 어울리고 예쁘다. 라고 주접하듯이 칭찬해주자 설화는 런너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며 웃었다. 신발도 운동화를 신었으나 런너랑 상점에서 쇼핑하다가 남색 구두로 새로 샀다.

설화는 쇼핑이 마냥 지루한건줄 알았는데, 런너랑 다니면서 꽤나 즐거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 꾸미자 오후 2시가 다 되어갔다. 런너는 퀘스트때문에 먼저 가고 설화는 상점 근처 벤치에 앉았다. 간식을 먹으면서 이벤트를 좋아해주면 좋겠다고 걱정 반 기대 반 섞인 마음으로 하랑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하랑을 발견해서 뒤에서 꼭 안아주었다.

"하랑~!! 보고싶었어요!"

설화가 끌어안자 하랑의 몸이 굳어버렸다. 하랑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으나 끝은 떨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
"하랑. 안는 짓이요!"

설화가 눈을 초롱하게 빛내며 당당하게 해오는 말이 귀여워 하랑은 픽 실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만 놔주거라. 그대를 볼 수 없잖는가."
"앗. 네~"

설화가 하랑을 놓고서 앞으로 가자 하랑은 달라진 설화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가슴을 부여잡을 뻔했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아직은... 아직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아껴주고 싶었다. 닿는 것조차 아까워서 만지는 것만으로도 때가 탈까 걱정이었다. 홧홧하게 달아오르는 마음을 숨기려고 부채를 펼쳐 얼굴을 가리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사탕을 건네주었다.

"듣자하니 정인에게 엿을 주는 날이라고 하더구나. 낭자가 뭘 좋아할지 몰라 아무거나 다 준비해왔네. 받게나."

설화는 하랑의 선물을 보고서 눈을 키웠다. 처음 받는 선물이었다. 하랑이 제게 단적으로 마음을 드러내준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흥분되고 설레여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사랑의 전류에 감전된 듯 떨리는 손으로 사탕을 조심스레 받았다. 꽃처럼 화사하게 웃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하랑. 고마워요...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을게요.
사랑해요."

하랑은 설화의 웃음을 보고서 넋을 놓았다. 너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자주 쓰는 시간이 멈춘다는 말. 이럴때 쓰는 것이구나를 느꼈다. 이 웃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이 나라에 있는 사탕 전부를 구해다 선물해주고 싶었다. 너무나도 곱고 사람을 위태롭게 만들어서 이름 그대로 눈꽃 같았다.

'사람은 이름을 닮는다던가.... 설화. 그대는 정말 눈꽃을 닮았구려. 이 늙은이를 얼마나 시험에 드려 하는가.'

하랑은 설화의 뺨에 손을 뻗다가 인내심을 다시금 되새기며 돌려두었다. 설화가 맛있게 솜사탕을 먹는 것을 보았다.

"맛있나?"
"네. 정말 맛있어요~"
"다음번에도 구해다주겠네."
"고마워요~ 기대할게요."

설화는 기쁜지 흥얼거렸고 하랑은 한발자국 뒤에서 설화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끝!